퇴근시간에 차를 수리하기 위해서 들렸던 카센터에서 텔레
비젼의 긴급뉴스를 통하여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다는 소식
을 들었었다.
그 붕괴사고가 낼 모레면 10주년이라고 밝히면서 텔레비젼
의 저녁뉴스에서는 그 후 달라진 건설안전 문화를 전해주
고 있었다.
대형 건설회사의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로 공사가 수행되
고 있는 현장에서 기능공들의 시공실명제를 적용하고 있다
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서 나이 지긋한 용접공이 자기 이름
을 걸고 하는 공사이니 더 성실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
를 펴고 있는 것이 화면 가득히 나타 난 다음에 취재기자
가 건설현장에서 품질제일주의의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
는 것을 강조한 다음에 앞뒤가 제대로 맞지 않아 이해하기
어려운 제도적 문제점을 언급하고 관련뉴스의 토막이 끝
이 났다.
"기능공의 시공실명제"라...
얼굴이 검은 것이나 굵은 주름이 많은 것이 나와 별반 다르
지 않았던 텔레비젼 뉴스에 나온 그 용접공이 어떤 소명의
식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였는지는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.
그는 일당을 많이 받으면서 열심히 도면과 시방에 의거하
여 성실한 작업을 했을 수도 있고 일당은 적었지만 그의 말
대로 자기 이름을 걸었기 때문에 성실하게 작업을 했을 수
도 있었을 것이다.
그러나 그 일을 하도급받아서 수행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
에서는 충분한 공사금액을 가지고 품질위주의 공사를 하였
는지가 가장 먼저 궁금했다.
아니라면 즉, 최저가낙찰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현 상황에
서 저가에 수주하여 원청회사인 일반건설사의 관리자나 발
주자의 대리인격인 감리자가 원하는 품질을 만들어 내느라
고 회사의 출혈 또는 기능공의 작업시간 연장 등 작업강도
를 높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.
텔레비젼에 비친 화면에 보이는 그 건설회사도 전문건설업
체에 하도급을 주면서 최저가 낙찰제도를 적용하고 있는 것
으로 알고 있다.
일반건설회사들이 전문건설회사를 상대하는 방법을 보면 먹
고 살 일이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걷어치우고 싶은 생각이
들 정도로 분개심이 일 때가 많다.
자기들은 관급공사의 최저가날찰제도 적용공사의 금액을 하
향하지 말아달라고 정부측에 건의하면서도 그들은 단 몇
백만원짜리 공사에서도 전문건설업체에 지명경쟁입찰을 적
용하여 최저가에 하도급을 주고 있으며 저가수주로 인한 채
산성문제로 품질이 저하되면 무섭게 전문건설업체를 닥달하
기 일쑤이다.
왜 품질을 고려하지 않는 단가에 공사를 하도급하였느냐는
것 즉, 왜 저가에 공사를 수주하여 원하는 요구품질을 달
성하지 못하느냐는 것인데 그렇게 싼 가격을 유도한 것이
다름 아닌 자기들 조직이라는 것을 모른척 하는 것이 분개
를 일게 하는 것으로서 '은 주고 금 달라는'식의 아주 좋
지 않은 일들을 부끄러운 마음없이 행하고 있는 것이다.
전문건설업체 역시 근로자들 대하는 것을 보노라면 일반건
설회사들이 전문건설회사를 대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
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근로자나 다름
이 없는 시공참여자에게 책임을 지워 재하청을 주는 것과
시공참여자 또는 근로자들에게 저가에 수주한 부분에 대한
리스크를 전가하고 있다는 것 즉, 저가에 재하청을 주거
나 근로자들의 일당을 깍아 버리는 것이다.
이런 불합리한 낙찰제도나 중층하도급구조에서는 둘 중의
하나가 망가질 수 밖에 없는데 이 둘 중의 하나란 품질이
아니면 근로자의 일당을 말하는 것이다.
삼풍백화점이 내려 앉고 성수대교가 끊어지면서 우리 국민
들의 건설공사에 대한 품질의식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
다.
정부에서는 공사픔질에 대한 여러가지 규제가 시작됐는데
그 대표적인 것이 건설관련 기술자 및 기능공들이 자격증
을 취득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
록 했던 것이다.
이는 공사의 규모가 날이 갈수록 더 깊고 또 높이 올라가
는 대형공사가 많아짐으로서 새로운 공법과 재료에 대한 이
해도를 높여 건설공사의 질적수준을 향상시켜서 삼풍이나
성수대교 같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정
권이 바뀌어 '규제개혁 철폐'라는 이름하에 강제적 조항이
자율적 조항으로 바뀌면서 그 취지의 색갈이 바라고 말았
다.
현재 기술자들은 재교육을 받지 않으면 그 기간동안 자격
이 정지되는 관계로 대부분이 재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
고 있는데 현장에서 직접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능공들
이 재교육을 전혀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자율적 조항으
로 바뀌면서 관련교육기관들이 폐쇄되어 존재하지 않고 있
다는 것으로도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.
또한 제도적인 맹점도 들여다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시공
참여자 문제인데 중층하도급구조를 개선코져 하는 것이 관
련부처의 정책이면서도 건설산업기본법에는 전문건설업체
가 시공참여자에게 부분적인 재하도급을 줄 수 있도록 규정
하고 있는 것이다.
이 문제는 전문건설업체들이 건의하여 건산법에 포함된 것
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현재 대부분의 전문건설업체
에서는 하도급 받은 공사의 대부분을 소위 시공참여자라고
부르는 근로자들에게 재하청을 주고 그들은 일정부분의 이
윤만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.
전문건설업체들은 공사의 일부분만이 아닌 전부를 재하청
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건설업체들도 관급공사 등에서 전문
건설업체와 하도급계약을 맺으면서 이중계약을 하는 경우
가 많은 등 건산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비일 비재하지만 신
고가 들어가지 않으면 이를 단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
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.
이런 상황에서 건설공사의 품질향상이나 숙련된 기능인력
의 양성은 산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고사와 다를 바가 없을
것으로서 이는 또 다른 삼풍이나 성수대교와 같은 사고를
유발시킬 수 있으며 기능인력의 고갈은 불 보듯 뻔한 일이
될 것이다.
오늘...
삼풍붕괴사고 10주년을 맞아서 35년 동안 지켜 본 건설현장
의 어제와 오늘의 한 귀퉁이를 엿보고 이를 빗대어 내일을
바라보았다.
*저는 건축시공기능장이며 건축시공기술사입니다.
건설관련 제도개선이나 기능인력양성대책 등에 관한 글들이
건축기능장협회 홈페이지 (kctca.com)에 가면 부족한 내용
이지만 제가 정리하여 놓은 것이 있습니다.
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.
감사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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